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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미, 월가(街)를 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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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미, 월가(街)를 넘보다


'땡처리' 美 금융주 홈트레이딩 통해 매수 급증

석달새 투자액 2배 늘어 상한가없어 하루 90% 수익도

아직 투자 위험 커 주의해야

회사원 이모(41·서울)씨는 지난달 15일 부도 위기에 몰렸던 미국의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 패니메이 주식을 사들였다. 인터넷을 이용,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들어가 직접 패니메이 주식을 주당 0.61달러에 샀다.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패니메이 주가가 90% 이상 빠졌기 때문에 지금 헐값에 사두면 나중에 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가는 이틀 뒤 0.35달러까지 내려간 뒤 바로 반등해 연일 30~50%씩(전날 대비) 급등했다. 불과 11일 뒤 매입가격의 세 배인 1.83달러까지 뛰었다. 이제까지 300%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산업은행리먼브러더스 인수 포기 이후 한국 금융기관들이 미국 투자에 주저하는 사이 개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미국의 금융주(株)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美 월가로 진출한 한국 '개미들'

5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증시 투자액은 지난 6월 7653만 달러에서 지난 9월엔 1억4673만 달러로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해외주식 중개를 주로 하는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이 회사를 통해 최근 3개월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미국 주식 종목 20개 중 15개가 금융주였다. 지난달 중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구제된 AIG를 비롯해, 암박(채권보증업체)·프레디맥·패니메이·씨티그룹·워싱턴뮤추얼(저축은행)·리먼브러더스·모건스탠리 등 순으로 주문이 많았다.

홍경모 리딩투자증권 해외주식팀장은 "한달 평균 100여 건이었던 주식주문이 최근 금융주 관련 주문이 증가하면서 300~400여 건 정도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저가 매력에 환율상승 효과까지

일단, 값이 싸졌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이다. 1년 전 주당 70.13달러였던 AIG주가는 지난달 16일 1.25달러로 98% 이상 폭락했다.

여기에 미국 증시엔 상한가 제도가 없어 반등 증시 땐 하루에도 100~200%씩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 최근 상승한 환율효과도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투자자 김모(44)씨는 "지난달 30일 매각 계획이 발표된 와코비아 은행 주식을 샀는데 이날 하루 90%나 주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려면 증권사에 전화로 주문하거나, HTS를 통해 거래하면 된다. 현재 미국주식 중개 서비스는 리딩투자·굿모닝신한·우리투자 등 7개 증권사들이 하고 있다.

◆'땡처리' 위험 조심해야

최근 미국 금융주는 '땡처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싸졌기 때문에 사고 싶은 유혹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추가하락의 위험이 얼마든지 잠재해 있다. 주부 오모(38)씨는 "지난달 15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워싱턴뮤추얼 주식 2700만 원어치를 샀는데 주가가 예상 외로 계속 떨어져 지금은 200만원도 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실이 커진 종목은 거래소에서 장외시장(Pink Sheet)으로 강등될 가능성도 크다.

김한수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엔 상한가뿐 아니라 하한가도 없기 때문에 투자금 전부를 단 몇 분만에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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